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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어 · 22 / 30

마치

마치 · 삽화

마치 아침 안개 같아,타오르지 않아도, 가벼이 찾아오고;더는 휘감지 않아도, 닿을 듯 멀어져.

마치 이른 봄의 눈 같아,아무 소리 없이도, 살며시 일고;더는 뒤덮지 않아도, 마음 깊이 녹아들어.

그것은 참으로 떠난 적도,참으로 네게 다가간 적도 없어.다만 가만가만, 천천히,감정을 얼리고, 지난날을 묻을 뿐.

무심결에 내쉰 한숨 속에,꿈에서 깨어 눈가에 맺힌 눈물 속에,조금씩, 천천히 쌓여 가;대화창의 한 글자 한 문장처럼,기록되어 겹겹이 쌓여도, 여전히 찾을 수 있어.

더는 드러내지 않고, 더는 말하지 않으며,달빛 속에 나타나고, 햇빛 아래 숨는다.동행은 아니어도, 제자리에 머물고;망각은 아니어도, 깊이 새길 수도 없어.

마치……하나의 시작 같고,마치……하나의 끝 같아.

마치, 여기까지인 듯,마치, 이제부터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