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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 관한 십만 가지 질문 48 / 51

지팡이 하나가 당 현종을 달로 데려갔다

지팡이 하나가 당 현종을 달로 데려갔다 · 삽화

개원 연간 중추절 밤, 당 현종은 궁에서 달을 감상하고 있었다. 곁에 있던 나공원이 문득 폐하께서는 달 속에 가 보고 싶으시냐고 물었다. 그러고는 지팡이를 허공에 던졌다. 지팡이는 놀랍게도 은빛 큰 다리로 변했다.

황제는 다리에 올랐다. 달은 더는 뜰 위에 떠 있는 한 조각 맑은 빛이 아니라, 길을 따라 걸어갈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1. 궁중의 도사가 하늘로 가는 길을 안내하다

이 기이한 여행은 《태평광기》 권22의 〈나공원〉에 나온다. 전기에 따르면 나공원은 악주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도술을 좋아했으며, 처음 지방관의 눈에 띄었을 때는 아직 어린아이였다.

전기에 따르면 그는 어릴 적 악주 자사의 봄 연회에서 키 큰 백의의 남자를 꾸짖어 물러나게 하고, 그가 강가로 올라온 수호룡이라고 짚었다. 자사가 사실을 확인하려 하자, 그는 강가에 구덩이를 파고 물을 끌어들여 길이 오륙 촌쯤 되는 흰 물고기 한 마리를 들어오게 했다. 흰 물고기는 점점 커졌고, 갑자기 천둥과 비바람이 일더니 강 한가운데 흰 용이 나타났다. 자사가 이 일을 상주하자 현종은 그를 궁으로 불렀다.

궁에 있던 방술사 장과와 엽법선은 처음에는 이 아이를 얕보고, 각자 열 개 남짓한 바둑돌을 쥔 채 그를 시험했다. 아이가 두 사람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하자, 두 사람이 손을 폈을 때 바둑돌은 이미 모두 나공원에게 가 있었다. 그제야 두 사람은 그를 곁에 앉혔다.

그날 밤 그는 현종을 이끌고 은빛 다리에 올랐다. 다리는 눈부시게 빛났고 살을 에는 듯 서늘했다. 두 사람은 수십 리를 걸은 뒤에야 앞쪽에 큰 성문이 나타났다. 나공원은 현종에게 “여기가 월궁입니다”라고 말했다.

2. 곡조를 기억해 다리를 건너 돌아오다

월궁의 넓은 뜰에는 수백 명의 선녀가 희고 넉넉한 옷을 입고 춤추고 있었다. 현종이 무슨 곡이냐고 묻자 “예상우의곡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종은 “그 소리를 몰래 기억해” 들은 선율을 마음속에 새겼다. 다리를 건너 돌아오며 뒤돌아보니 다리가 걸음에 맞춰 조금씩 사라졌다.

궁으로 돌아온 현종은 악관을 불러 기억해 둔 곡조를 바탕으로 《예상우의곡》을 지었다. 다리는 사라졌지만 소리는 인간 세상으로 가져왔다.

3. 인간 세상의 예상곡에는 또 다른 내력이 있다

《태평광기》는 명곡을 하늘에서 얻은 것으로 그렸지만, 악곡에 남은 문헌을 따라가면 다른 유래도 찾을 수 있다. 송대 왕작은 《벽계만지》에서 곡의 기원을 고증하며, 당사에 기록된 하서절도사 양경술이 곡을 열두 ‘편’ 헌상했다는 기록을 인용해 “서량이 창작하고 명황이 다듬었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편’은 악곡의 단락을 가리킨다.

백거이의 〈예상우의가〉에도 “양씨가 곡을 만들었다”고 나오며, 자주에서는 양경술을 가리킨다고 했다.

만당 정우의 《진양문시》 자주는 현종을 월궁으로 안내한 인물을 엽법선이라고 적고, 달에서 얻은 곡이 양경술이 바친 곡과 같았다고도 했다. 같은 명곡도 전승에 따라 안내자가 달라지고 곡의 내력도 서로 다른 길로 이어졌다.

백거이가 기록한 것은 자신이 직접 본 예상곡 공연이었다. 그 공연을 보면 선악에 대한 상상이 사람의 소매와 춤사위, 악기로 어떻게 옮겨 갔는지 엿볼 수 있다.

4. 백거이는 곡이 어떻게 끝나는지 기억했다

백거이는 젊은 시절 궁중 연회에서 예상곡 공연을 보았다. 무용수들의 장식은 화려했고 음악에 맞춰 움직였다. 경, 소, 쟁, 적이 차례로 연주되었으며, 처음 산서에는 박자가 없어 무용수들이 아직 춤을 시작하지 않았다.

중서에 이르러 박자가 생기자 춤사위가 펼쳐졌다. 가벼운 회전은 눈이 휘도는 듯했고, 소매의 높낮이에는 정이 깃든 듯했다. 번잡한 음과 빠른 장단에 이르면 곡의 기세도 점점 고조됐다. 종곡에 가까워지면 다른 곡들은 대개 점점 빠르게 마무리되지만, 《예상》은 오히려 긴 소리를 끌었다.

백거이는 특히 산서가 아직 박자에 들기 전의 대목을 좋아해 시에서 “곡은 예상곡이 박자에 들기 전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가 기억한 것은 곡명뿐 아니라 소리가 어떤 순서로 울리고 언제 춤옷이 움직이기 시작했는지였다.

궁정을 떠난 뒤 백거이는 팔구 년 동안 이 곡을 듣지 못했다. 항저우에 부임해서야 악인들에게 다시 연습시키고 몇 차례 공연했지만, 전근으로 또 떠났다. 쑤저우에 이르렀을 때는 예상곡을 출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친구가 옛 춤을 적은 장시를 보내왔다. 백거이는 글을 읽으며 예전의 자태가 눈앞에 되살아나는 듯해 자기 기억도 시로 남겼다.

은빛 다리는 걸음마다 사라졌지만, 곡을 계속 연주하려면 사람이 기억하고 전하며 가르쳐야 한다. 전설 속에서는 현종이 곡조를 기억했고, 인간 세상에서는 백거이가 악인들에게 곡을 다시 익히게 했다. 선악이 인간 세상에 남을지는 계속 연주하고 춤출 사람이 있는가에 달려 있었다.